“검열관과 작가, 7일간의 투쟁을 통해 걸작 코미디를 만들다!”
무대는 1940년, 일본이 전쟁의 길을 걷기 시작할 무렵. 국민 오락인 연극이 규제 대상이 되면서 대본 역시 상영 전에 반드시 검열 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는다. 바로 그 때 경시청 취조실에서 두 명의 남자가 만난다. 한 명은 한번도 웃은 적이 없는 남자, 조금의 인정도 없는 냉정한 검열관 사키사카 무츠오(向坂睦男, 야쿠쇼 코지). 또 다른 한 명은 웃음에 모든 걸 건 남자, 극단 웃음의 대학(笑の大學)에 속한 작가 츠바키 하지메(椿一, 이나가키 고로)였다.
사키사카는 이런 세상에는 희극 따윈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극단 ‘웃음의 대학’의 문을 닫게 하기 위해 사키사카는 츠바키의 대본을 사사건건 트집 잡으면서 ‘웃음’을 빼라고 강요한다. 한편 츠바키는 상연 허가를 얻기 위해 사키사카의 어떤 요구든 순순히 받아 들이면서도 오히려 점점 더 재미있고 웃긴 대본을 들고 나타난다. 그러나 뜻밖에 사키사카의 집요한 요구를 반영하면 할수록 대본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그리고 급기야는 사키사카는 츠바키와 함께 희극 대본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 뒤에 설명이 더 있는데 볼 사람들의 재미를 위해 생략^^;;;)
“선배 작가에게 받치는 헌사!”
1996년 초연되어 연극계에 충격을 던져준 미나티 코우키(三谷幸喜)의 걸작 코미디를 영화화한 작품. 감독은 <후루하타 닌자부로(古畑任三郞)> <좋은 사람(いいひと)> <내가 사는 길(僕の生きる道)> 등을 연출하며 실력을 쌓아온 호시 마모루(星護). 영화 데뷔작임에 불구하고 탄탄한 연출력으로 미타니의 만만치 않은 시나리오를 긴장감 넘치게 표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검열관 역은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役所廣司)가 맡아 열연했다. 냉철한 남자가 웃음을 접하면서 조금씩 인간성을 획득해 가는 과정을 탁월한 표정 연기로 선보였으며, 또 야쿠쇼와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희곡작가로는 스마프(SMAP)의 멤버 중 가장 쿨한 이미지를 지닌 이나가키 고로(稻垣吾郞)가 맡아 코미디 연기에 대한 자질을 새롭게 뽐냈다.
극 중 희곡작가 츠바키의 모델은 희극왕 엔켄(エノケン)으로 불리웠던 에모토 켄이치(?本健一) 극단 작가 키쿠야 사카(菊谷榮). 키쿠야는 검열이라는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엔켄의 전성기를 그늘에서 뒷받침해 준 장본인. 그러나 작가로서 가장 빛날 전성기에 군대에 징집되어 코미디에 대한 꿈을 품은 채 35살의 나이로 사망했다. 키쿠치가 남긴 대본은 지금도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같은 희극작가인 미타니는 그에 대한 헌사로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사진, 글 출처 : www.tojapan.co.kr>
이나가키 고로의 사진은 소속사인 “쟈니스” 의 정책으로 홈페이지에 실리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영화를 따로 캡쳐해서 올린다.
마치 취조실 같은 좁은 방 안에서 두 남자가 서로를 공감해 가는 이야기.
뭔가 남자들의 이런 대화는 매력적이다. 서로 싸우면서도 우정과 신뢰를 쌓아 나간다. 크~~ 멋있다.
이 영화는 꼭 뒷골목의 깡패를 등장 시키켜 “의리”를 내세우거나 전쟁을 통한 “형재애”를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저 서로 마주앉아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 만으로도 두 남자간의 돈독한 신뢰를 이끌어낸다. 게다가 웃기기까지 한다. ㅋㅋㅋ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 재미있는 대본을 보면서 재미있다고 느끼지만, 재미있다고 말해서는 안되는 상황에 웃는 표정. 크..예술이다.
그나저나.. 군대가는 사람을 보고 “축하드립니다” 하면 고개 숙여 인사하는 일본인들의 정서는 이해할 수 없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