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8시간 38분 전

이제 대충 짐을 다 꾸린 것 같다. 내일 아침에 엄마가 싸준 김치 한통과 고추장 한통을 넣으면 끝. 문제는 이것들이 들어갈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중간정도 크기의 트렁크가 벌써 꽉 차버렸다. 이미 우체국에서 5호 사이즈의 박스를 네개나 일본으로 보냈는데도… 그나마 신발이며, 몇가지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빼놨다. 월요일날 석민이가 선편으로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이 트렁크 하나와 노트북 가방 (이안엔 당장 써야할 온갖 서류들이 가득하다), 허리에 매고갈 손가방과 자전거-_-;;; 가 내일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짐들이다. 일본에 차를 갖고 있는 누군가가 마중을 나왔으면 좋겠다… 고 절실히 생각했다..ㅠㅠ 짐이 너무 많다. 제길.. 자전거는 너무 오바였나?? ㅋㅋㅋ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짐을 쌌더니 허리가 아프다. 심지어는 어지럽기까지 한다. 날은 또 왜이리 더운지. 선풍기를 틀어놓고 그 앞에 앉아서 짐을 싸고 있는데도 땀은 여지없이 흘러내린다. 일본은 더 덥고 더 습할텐데… 어떻게 버티나 싶다. 다행인건 집에 에어컨이 있으니… 하루종일 에어컨 모드 온-_-;;;

기분이 어떠냐.. 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아무 느낌이 없다-_-;;; 너무 고대하던 유학이라서 뭔가 설레이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짐싸는게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 이 짓은 못해먹겠다.. 라는 생각만 간절하다. 누가 대신 짐 싸주고 대신 일본으로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 (왜? 밥도 먹여달라고 하지? ㅋㅋㅋ)

너무 아무런 각오도 없이 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뭐, 내일 이시간 즈음이면 일본에 도착해 룸메이트와의 첫날밤-_-;; 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하겠지…. 뭐 사실 열쇠 받아서 집에 들어가고 나면 저녁 내내 할 일도 없으니 (인터넷도 안 될테고..) 생각이나 잔~~뜩 해야 겠다.

어쨌거나 육체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지만, 화장대를 전부 다 비우고, 가져갈 CD들과 사진들, 옷가지들을 고르는 일은 상당히 즐겁기도 하다. 그리고 버리는 일도… ^^;;; 한번 손에 넣은 것은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작은 내방에 늘 온갖 물건들로 넘쳐났는데, 지금 주위를 둘러보니 상당히 깔끔하다고나 할까… 깨끗이 청소도 하고 오래간만에 걸레로 방바닥도 닦고 하니 후덥지근한 저녁 날과는 어울리지 않게 상쾌하다.

글이 정리가 안된다-_-;;;;;;; 이제 그만 쓰고 조금 눈이라도 붙여야 겠다. 9시 비행기라서 집에서 5시 반에는 나가야 하고 그러면 적어도 4시에는 일어나야 하니까….

모두들 건강히~~~~~~~~~ 이틀간은 인터넷을 못하니.. 27일쯤 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