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LIVE AROUND 2006 – YOUR HOMETOWN @東京国際フォーラムホールA
올해로 대뷔21주년을 맞이한다는 TUBE. 일본의 여름 음악 = TUBE 라는 공식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어 질 정도의 TUBE는 여름에만 활동한다는 특이한 컨셉을 갖고 있는 밴드다. 록발라드에서 라틴음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소화해 내는 TUBE. 몇년전에 캔이 부른 “내인생에 봄날은” 이라는 곡도 TUBE의 ‘ガラスのメモリズ’라는 곡이었다.
이 TUBE라는 밴드를 처음 알게된 건 스테이지제작론 시간에 선생님이 보여준 TUBE의 콘서트 영상이었다. 무대 앞에 무대의 가로길이와 동일한 길이의 풀을 설치해 놓고 수상바이크(?)를 타며 등장하는 리더 – 마에다. 남들은 야외콘서트에 비오면 어쩌나 걱정할텐데 역으로 무대 위에 분수를 만들어 놓고 악기와 장비들이 젖던 말던 물을 팍팍 뿌려대던 콘서트.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 후련해 지는 콘서트였다.
이번에도 역시 학교이름 대고 공짜로 다녀온 TUBE의 콘서트 – YOUR HOMETOWN. 그나저나 여름은 다 갔는데 TUBE 콘서트라고?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국제포럼홀A? 실내에서 보는 TUBE의 콘서트라… 뭔가 상상이 안되었다. 그래도 그 TUBE이니 만큼 뭔가 대단한 오프닝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저녁식사겸 들고온 베이글을 먹고 있는데, 무대앞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 잘 들리진 않았지만 다같이 “튜브~짝짝짝!” 뭐 이런 걸 하자는 것이었나보다.. 1층에서부터 “튜브~짝짝짝!”하며 손벽을 쳐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신나서 같이 따라했다. 뭐랄까.. 이런데서 느껴지는 21년의 이들의 경력, 팬들의 경력. 단순히 콘서트를 보러오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콘서트를 자기 나름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상당히 보기 좋았다.
조금 시간이 지나 드디어 막이 올랐다. 허나 오프닝 대 실망…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연주하며 시작했다. 실내라서 뭔가 대단한걸 기대하진 않았지만, 엄청 어두운 무대에 단순히 연주하고 노래부르는 시작이라….. 실망. 대실망….ㅠㅠ 무대장치도 별로 암것도 없고..그냥 드럼, 기타, 베이스에 뒤에 왠 삼각형 기둥들이 여섯개.
노래 세곡이 끝나고 첫 인사 타임…. 마에다상의 재치있는 입담에 재밌었지만 역시 오프닝에 실망해 버린지라 이거 뭐냐…재미 없잖아..했는데, 역시. 다음 곡이 시작되자 뒤에 있던 삼각형 기둥밑에 설치된 무빙라이트에서 이런저런 빛이 나오기 시작해서 기둥을 비춘다. 나름 이뻤으나… 역시 돈 쪼금 들이려고 저런짓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잠시, 몇곡 지나고 나니 삼각형 기둥이 회전, 옆면에 LED막이 부착되어 있어 스크린으로 변신. 폭이 좁은 여섯개의 화면이 나타났다. 오! (조금 작긴 했지만…) 공연의 막지막 즈음에는 이 삼각기둥이 또 회전!하더니 기둥 옆쪽으로 줄지어 붙여놓은 조명들이 번쩍번쩍… 무대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정말 돈 안들었구나… 싶을 정도의 아무것도 아닌 거였지만, 한나의 세트로 세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한 아이디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들어가는 MC타임도, 단순히 서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ALL NIGHT NIPPON(라디오 니뽄방송의 인기 프로그램-도쿄국제포럼 근처에 니뽄방송이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수록하는 형식으로 해서 실제 니뽄방송의 아나운서의 진행하에 진행되었다. 시청자에게 온 엽서를 읽어주고, 신청곡을 생음악으로 들려주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수록한다는 설정. 나름 신선하긴 했으나, 프로그램 진행자 역할의 아나운서가 관중앞에서 긴장을 한건지 진행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점이 아쉬웠다. 게다가 엽서 – 절대 실제로 팬이 쓰지 않은 티가 팍팍나는 너무나 성실한 내용 – 너무 재미없었다구-_-;;;; 그래도 어쿠스틱기타 연주로 듣는 마에다상의 목소리는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역시 TUBE의 곡을 생으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 마에다상이 노래를 잘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첨에는 라이브 아니고 CD 튼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게다라 여름,야외라이브가 아닌 가을의 홀라이브라서 그런지 TUBE를 대표하는 신나는 여름음악들 보다는 발라드곡들을 많이 불렀다. 처음엔 좀 재미 없네.. 싶었는데, 들을수록 뭔가 맘에 와 닿았다고나 할까. 쭉 앉아서 듣고 있었다가 나중엔 나도 모르게 TUBE의 팬들과 같이 서서 듣고 있었다.
여름을 대표하는 밴드의 가을 콘서트. 예상을 깨는 즐거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