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프라다를 입은 악마

download (3)
프라다를 입은 악마. The devil wears Prada.

좀처럼 문화생활이라는걸 즐기지 않는 현재 생활에서, 더욱이 책이라는걸 읽은지가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한 상황에, 그 유명하다던 ‘프라다를 입은 악마’를 하루만에 완독. 별로 심각한 내용이 아니기에 두권이지만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잘나가는 패션잡지 Runaway의 편집장의 수습 어시스턴트가된 앤드리아. 엄청난 변덕에 뭐든지 자기 맘대로인 편집부장 미란다. 앤드리아는 일년만 미란다의 밑에서 ‘버.티.면’ 그토록 원하는 ‘뉴요커’에서의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나로, 그 어떤 부가가치도 창출하지 못하는 잡.무.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잠 잘 시간는 커녕 제대로 식사를 할 시간 조차 허락되지 않고,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는 미란다로부터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처음엔 공감되는 부분도 좀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울려대는 전화, 게다가 증오해 마다않는 미란다로부터의 전화. 나도 입사 초기엔 전화받는게 가장 싫었었으니까. 나도 무섭다고까지 느꼈었다. 갓 대학을 졸업한 여자애가 너무 거대하고 유명한 회사에 들어가 적응하기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갈 수록 어째 나는 앤드리아보다는 미란다가 더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ㅋㅋ 웃겨) 물론 유능하다고 해서 사람들을 막 대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생활을 챙길 여유같은 것은 없는게 당연할지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에 비해 계속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물론 자신의 머리속에서 뿐이지만) 앤드리아가 아직 회.사. 라는 조직(게다가 보통 회사도 아닌 가장 잘나간다는 패션잡지사의 가장 유능하다는 편집장 밑)에서 일하기에는 ‘어리다’랄까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일을 위해 가족과 애인, 친구를 소홀히 하는게 정당화 될 수 있느냐. 라는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던져진 어쩌면 가장 어려울지도 모르는 문제에 앤드리아는 후자를 선택하지만, 나는 아마 일을 선택할 듯 하다. 책에서는 꽤 극단적인 처방으로 앤드리아가 후자를 선택할 수 밖에 만들지 않났나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까, 나한테는 그런 극단적인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라는 안이한 생각 때문일까… 어쨌건 지금의 나는 아마 일을 선택할 것 같다. 살인같은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일만 아니라면, 그 일이 내가 선택한 일이고 내가 하기로 마음 먹은 일이라면 일을 계속할 것 같다. 너무 비인간적으로 보이려나.

아직 영화는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들은 바로는 영화는 더 공감이 안될 듯 하다. 그런 사소한 사건으로 그렇게 쉽게 일을 팽개칠 수 있는거야???? (나 세상에 찌든걸까…ㅠㅠ)

그나저나 그렇게 시시콜콜 미란다의 악마성을 서술해댈 필요는 없었다구. 두세가지의 에피소드만으로도 미란다가 히스테리컬한 여성이라는 걸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 왜 그리 장황하게 늘어놓았는지… 그 책의 반만큼의 분량으로도 충분히 소설은 완성되었을거다….